설악산 공룡능선, 국립공원 제1경으로 꼽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능선

설악산의 수많은 능선 가운데 단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산악인들이 주저 없이 공룡능선을 말합니다. 거대한 공룡이 등뼈를 세우고 하늘로 솟구치는 듯한 바위 능선이 구름 사이로 이어지는 모습은,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장관입니다. 국립공원공단이 선정한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 그리고 국가지정 명승 제103호. 공룡능선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 이곳의 위상을 말해줍니다.

파란 하늘 아래 날카롭게 솟아오른 공룡능선의 암봉들
파란 하늘 아래 날카롭게 솟아오른 공룡능선의 암봉들

공룡능선은 어떤 곳일까

공룡능선은 설악산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까지 약 5km에 걸쳐 이어지는 바위 능선입니다. 행정구역으로는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와 인제군의 경계에 자리하며, 설악산을 내설악과 외설악으로 나누는 중심 능선이기도 합니다. 능선의 서쪽으로는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이, 동쪽으로는 천불동계곡이 펼쳐지고, 날이 맑으면 능선 너머로 동해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2013년 3월 11일에는 그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명승 제10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단풍과 운무가 어우러진 공룡능선의 가을 풍경
단풍과 운무가 어우러진 공룡능선의 가을 풍경

이름의 유래

공룡능선이라는 이름은 뾰족한 암봉들이 줄지어 솟은 모습이 마치 공룡의 등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실제로 멀리서 능선을 바라보면 크고 작은 바위 봉우리들이 톱니처럼 이어지는데, 그 힘차게 꿈틀거리는 모습이 거대한 공룡 한 마리가 설악의 한가운데 엎드려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운무 속에 드러나는 톱니 같은 암봉들 — 공룡의 등뼈라는 이름이 실감 나는 풍경
운무 속에 드러나는 톱니 같은 암봉들 — 공룡의 등뼈라는 이름이 실감 나는 풍경

능선을 이루는 봉우리들

공룡능선 산행은 보통 해발 1,200m가 넘는 마등령삼거리에서 시작합니다. 이후 나한봉(1,298m), 큰새봉, 1275봉을 차례로 넘고, 천화대의 바위 군락을 지나 신선대에서 마무리됩니다. 그중 능선 한가운데 우뚝 선 1275봉은 공룡능선의 상징과도 같은 봉우리로, 이름 그대로 해발 1,275m입니다.

능선의 남쪽 끝 신선대는 공룡능선 전체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무너미고개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처음으로 공룡능선과 마주하며 탄성을 지르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능선 곳곳에서 만나는 기암 — 오랜 세월 바람과 비가 빚어낸 조각품들
능선 곳곳에서 만나는 기암 — 오랜 세월 바람과 비가 빚어낸 조각품들
하늘을 향해 곧추선 암봉. 공룡능선에는 이런 바위 첨탑이 수없이 이어진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암봉. 공룡능선에는 이런 바위 첨탑이 수없이 이어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공룡능선은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분수령에 있어 기상 변화가 매우 심한 곳입니다. 동해에서 밀려온 습한 공기가 능선에 부딪히며 수시로 구름과 안개를 만들어내는데, 방금까지 파란 하늘이던 능선이 몇 분 만에 운무에 잠기기도 합니다. 덕분에 운이 좋은 날에는 구름바다 위로 암봉들이 섬처럼 떠 있는 환상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능선을 넘나드는 구름. 공룡능선의 하늘은 잠시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능선을 넘나드는 구름. 공룡능선의 하늘은 잠시도 같은 모습으로 머물지 않는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파노라마

공룡능선이 제1경으로 꼽히는 이유는 능선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곳은 설악산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합니다. 서쪽으로는 용아장성의 날카로운 암릉과 가야동계곡의 깊은 골짜기가, 동쪽으로는 천불동계곡 너머 울산바위와 속초 시가지, 그리고 동해가 펼쳐집니다.

신선대 방향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파노라마
신선대 방향에서 바라본 공룡능선의 파노라마
능선 동쪽으로 멀리 울산바위와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능선 동쪽으로 멀리 울산바위와 동해가 내려다보인다

대표 코스와 난이도

공룡능선을 걷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설악동 소공원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소공원에서 비선대와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삼거리로 오른 뒤, 공룡능선을 종주하고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일정으로, 총거리가 20km 안팎에 이르는 당일 최장급 코스입니다. 보통 12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새벽 일찍 출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능선 구간 약 5km는 거리만 보면 짧지만, 바위 오르내림이 쉼 없이 반복되어 체감 난이도는 국내 정규 탐방로 중 최상급으로 꼽힙니다. 다만 계단과 안전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체력을 잘 안배하면 초보자도 충분한 준비 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오색이나 한계령에서 출발해 대청봉을 거쳐 공룡능선으로 이어가는 종주 코스도 많이 이용됩니다.

잘 정비된 돌계단 길. 오르내림이 쉼 없이 이어지는 것이 공룡능선의 난이도다
잘 정비된 돌계단 길. 오르내림이 쉼 없이 이어지는 것이 공룡능선의 난이도다
암봉 위에서 잠시 쉬어 가는 등산객. 공룡능선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암봉 위에서 잠시 쉬어 가는 등산객. 공룡능선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언제 가면 좋을까

공룡능선의 백미는 단연 가을입니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설악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회백색 암봉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가 됩니다. 여름의 짙푸른 녹음과 운해, 겨울의 눈꽃 능선도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겨울 산행은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므로 충분한 경험과 장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봄·가을 산불조심기간에는 일부 구간이 통제될 수 있으니 산행 전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통제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9월 말이면 능선 아래 숲부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9월 말이면 능선 아래 숲부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천불동계곡 하산길, 붉은 단풍 아래로 이어지는 철계단
천불동계곡 하산길, 붉은 단풍 아래로 이어지는 철계단

마치며

공룡능선은 분명 쉬운 길이 아닙니다. 하지만 능선 위에서 만나는 풍경은 그 모든 수고를 잊게 할 만큼 압도적입니다. 대한민국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버킷리스트 맨 위에 올려둘 만한 곳, 설악산 공룡능선이었습니다.

공룡능선을 포함한 설악산의 상세 등산 코스와 난이도 정보는 mountain100.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