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2

북한산 백운대, 우이동에서 하루재·백운산장 지나 쇠난간 잡고 오른 서울의 가을 단풍 산행

북한산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100대 명산인데도, 정작 백운대를 단풍이 절정일 때 올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늘 봄이나 초여름에만 다녀왔습니다. 10월 셋째 주 토요일, 전날 밤 예보에 미세먼지 없이 맑다는 말이 떠서 새벽에 알람을 맞췄습니다. 이번에는 사람 많은 북한산성 쪽 대신 우이동에서 하루재를 넘어 백운산장을 지나는 길로 가기로 했습니다.

우이동에서 출발

7시 20분, 우이동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기온은 8도. 반팔 위에 바람막이 하나를 걸치고 도선사 쪽 포장도로를 걸어 올랐습니다. 이 도로 구간이 생각보다 깁니다. 백운탐방지원센터까지 40분 가까이 걸었고, 거기서부터가 진짜 산길입니다. 센터를 지나자마자 하루재까지 쉬는 구간 없이 오르막이 이어졌습니다. 10분도 안 돼 바람막이를 벗었고, 숨이 턱에 차서 두 번쯤 멈춰 섰습니다. 그래도 바위 사이로 먼저 붉어진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니 발이 다시 움직였습니다.

하루재로 오르는 숲길 초입. 바위 사이로 단풍이 먼저 붉어져 있었습니다.
하루재로 오르는 숲길 초입. 바위 사이로 단풍이 먼저 붉어져 있었습니다.

하루재 넘어 백운산장

하루재에 올라서니 비로소 숨 돌릴 평지가 나왔습니다. 고개를 넘어 인수암 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화강암 사면을 따라 걷습니다. 아침 햇빛이 바위에 비스듬히 들어와 하얗게 빛났고, 그 위에 올라앉은 단풍나무가 유난히 붉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바위가 미끄럽지 않은지 발끝으로 확인하며 걸었습니다.

하루재를 넘어 만난 화강암 사면길. 아침 햇빛이 바위를 데우고 있었습니다.
하루재를 넘어 만난 화강암 사면길. 아침 햇빛이 바위를 데우고 있었습니다.

백운산장은 해발 약 650m에 있습니다. 1924년에 처음 지어진 우리나라 첫 산장이라는데, 1992년 불에 탔다가 산악인들이 돈을 모아 1998년에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지금은 산악 역사 전시 공간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산장 앞 벤치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10분쯤 쉬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르는 데 센터에서 50분 정도 걸렸습니다.

백운봉암문, 성곽 옆 계단

산장에서 가파른 돌길을 15분쯤 더 오르면 백운봉암문입니다. 예전에는 위문이라고 불렀던 북한산성의 작은 문인데, 여기서 백운대 정상까지 마지막 0.3km가 시작됩니다. 암문을 지나면 성곽을 왼쪽에 끼고 돌계단을 오릅니다. 앞사람 등만 보고 오르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서울 시가지가 발 아래 깔려 있었습니다. 옅은 연무 위로 건물들이 아련하게 떠 있는 모습이 꼭 다른 도시 같았습니다.

백운봉암문을 지나 성곽 옆 돌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뒤돌아보면 서울 시가지가 깔려 있습니다.
백운봉암문을 지나 성곽 옆 돌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뒤돌아보면 서울 시가지가 깔려 있습니다.

계단을 반쯤 올랐을 때 오른쪽으로 인수봉이 통째로 나타났습니다. 단풍이 든 비탈 위로 매끈한 암봉이 솟아 있는데, 이 산을 수십 번 왔어도 이 각도에서 이 색으로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인수봉은 높이 약 810m로, 장비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암벽 등반의 봉우리입니다. 그래서 더 올려다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풍 위로 솟은 인수봉. 이번 산행에서 가장 오래 바라본 장면이었습니다.
단풍 위로 솟은 인수봉. 이번 산행에서 가장 오래 바라본 장면이었습니다.

암반 위에서 본 것들

성곽 구간이 끝나면 넓은 암반이 나옵니다. 사람들이 이곳저곳 흩어져 앉아 쉬는 곳인데, 저도 배낭을 내려놓고 사방을 둘러봤습니다. 남쪽으로는 만경대 쪽 능선이 바위 이빨을 세운 채 이어지고, 그 뒤로 산줄기가 겹겹이 포개져 있었습니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암봉 능선 너머로 시가지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하늘이 워낙 맑아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만경대 쪽 능선. 뒤로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집니다.
만경대 쪽 능선. 뒤로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집니다.
암봉 능선 너머로 옅은 연무 속 서울 시가지가 내려다보였습니다.
암봉 능선 너머로 옅은 연무 속 서울 시가지가 내려다보였습니다.

암반 가장자리에 서서 내려다본 단풍 능선은 이날 가장 색이 진한 장면이었습니다. 붉은색과 주황색이 능선을 따라 띠처럼 흘러내리고, 그 끝에 시가지가 연무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바람이 제법 불어 모자를 손에 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암반 위에 서서 내려다본 단풍 능선. 여기서 숨을 한참 골랐습니다.
암반 위에 서서 내려다본 단풍 능선. 여기서 숨을 한참 골랐습니다.

쇠난간을 잡고

정상 직전은 매끈한 화강암 슬랩에 쇠난간을 박아 놓은 구간입니다.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서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칸씩 올라야 합니다. 주말이라 오르는 줄과 내려오는 줄이 겹쳐 중간중간 멈춰 서서 기다렸습니다. 장갑을 끼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여기서 했습니다. 맨손으로 쇠난간을 잡은 분들은 손이 시리다고 했습니다.

정상 직전 쇠난간 구간.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칸씩 올랐습니다.
정상 직전 쇠난간 구간.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칸씩 올랐습니다.

난간을 따라 옆으로 걷는 구간에서는 발 아래로 산줄기가 쏟아지듯 내려갑니다. 고소공포가 있는 분이라면 아래를 보지 않고 난간만 보고 걷는 편이 낫습니다. 저도 사진 한 장 찍고는 바로 시선을 바위로 돌렸습니다.

난간을 따라 걷는 암릉길. 발 아래로 산줄기가 쏟아지듯 내려갑니다.
난간을 따라 걷는 암릉길. 발 아래로 산줄기가 쏟아지듯 내려갑니다.

백운대 정상, 836m

9시 50분, 백운대 정상에 섰습니다. 센터에서 2시간, 주차장에서는 2시간 40분 걸린 셈입니다. 정상 바위에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고, 그 옆 바위에는 1919년에 새겼다는 3·1운동 암각문이 있습니다. 백운대는 836m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자리입니다. 옆의 인수봉, 만경대와 함께 세 봉우리가 뿔처럼 솟아 있어 고려 때부터 이 산을 삼각산이라 불렀고, 북한산이라는 이름이 공식이 된 것은 198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입니다. 정상은 생각보다 넓어 앉을 자리가 있었습니다. 바위 한쪽에 자리를 잡고 20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사방이 다 트여 어디를 봐도 능선이고 어디를 봐도 시가지였습니다.

백운대 정상부 암봉. 836m, 서울에서 가장 높은 자리입니다.
백운대 정상부 암봉. 836m, 서울에서 가장 높은 자리입니다.

같은 길로 하산

하산은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었습니다. 쇠난간 구간은 내려갈 때가 더 조심스럽습니다. 뒤로 돌아서서 사다리 내려가듯 난간을 잡고 내려왔습니다. 암문을 지나 산장 쪽으로 내려서는 길에 인수봉이 다시 가까이 보였습니다. 올라갈 때보다 해가 높아져 단풍 비탈의 색이 한층 진해져 있었습니다.

내려오며 가까이서 본 인수봉과 단풍 비탈.
내려오며 가까이서 본 인수봉과 단풍 비탈.

만경대 암봉군은 하산길에 더 잘 보였습니다. 희끗한 바위 덩어리 사이사이에 단풍이 박혀 있는데, 바위 색과 단풍 색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산도 드물 것 같습니다. 만경대는 높이 약 800m로 백운대 바로 옆에 솟아 있어, 하산 내내 왼쪽에 두고 걷게 됩니다.

만경대 암봉군과 단풍. 바위 색과 단풍 색이 가장 잘 어울리던 자리였습니다.
만경대 암봉군과 단풍. 바위 색과 단풍 색이 가장 잘 어울리던 자리였습니다.

바위 너머로 만경대와 그 뒤 겹겹 능선이 한 번 더 열리는 자리에서 마지막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백운산장에서 다시 10분 쉬고, 하루재를 넘어 센터까지 내려오니 12시 10분이었습니다. 도로를 걸어 주차장에 닿은 시각은 12시 50분. 총 거리는 도로 구간을 포함해 약 8km, 쉬는 시간을 넣어 5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암릉과 단풍을 반나절에 볼 수 있다는 게 새삼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바위 너머 만경대와 겹겹 능선. 이 장면을 끝으로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바위 너머 만경대와 겹겹 능선. 이 장면을 끝으로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산행 메모
코스: 우이동 입구 – 도선사 – 백운탐방지원센터 – 하루재 – 백운산장 – 백운봉암문 – 백운대 (왕복, 도로 포함 약 8km · 휴식 포함 5시간 반, 센터 기준 편도 약 1.9km · 1시간 30분~2시간)
난이도: 중상 (센터부터 쉼 없는 오르막, 정상 직전 쇠난간 암벽 구간)
주차: 우이동 입구 공영주차장 (주말 아침 일찍 가야 자리가 있고, 도선사 방면 도로는 혼잡)
추천 시기: 10월 중순~하순 단풍,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
준비물: 장갑(쇠난간 필수), 접지력 좋은 등산화, 물 1L 이상, 바람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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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0

지리산 칠선계곡, 칠선교에서 선녀탕·옥녀탕 지나 비선담까지 걷는 함양의 여름 계곡 산행

지리산 칠선계곡은 오래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계곡으로 꼽힌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비선담 너머는 예약 탐방제로만 열리는 곳이라 늘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올여름, 예약 없이 걸을 수 있는 추성에서 비선담까지만이라도 다녀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폭포가 일곱, 소(沼)가 서른셋이라는 골짜기의 첫 관문만 보고 와도 충분하겠다 싶었습니다.

칠선계곡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서 시작해 지리산 정상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골짜기입니다.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이고, 칠선계곡 상류 구간은 1990년대 말부터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다가 지금은 봄·가을 정해진 기간에만 하루 60명 안팎의 예약 탐방객에게 가이드 동반으로 열립니다. 제가 걸은 추성주차장에서 비선담까지는 편도 4km 남짓, 연중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구간입니다.

추성주차장에서 칠선교까지

8월 초 토요일, 아침 7시 조금 넘어 추성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함양 읍내에서 마천을 지나 추성리까지 들어오는 길은 좁고 구불구불했지만 이른 시간이라 차가 거의 없었습니다. 기온은 22도 안팎, 계곡 마을답게 공기가 서늘했습니다. 마을 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니 계곡 위에 붉은 다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칠선교입니다. 다리 아래로는 벌써 큼직한 바위들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고,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본격적인 계곡길이 시작된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칠선교입니다. 이 붉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계곡길이 시작됩니다.
칠선교입니다. 이 붉은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계곡길이 시작됩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길은 계곡을 왼쪽에 두고 숲속 사면으로 올라붙었습니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잘 놓여 있어 발 디디기는 편했지만, 아침인데도 습기가 많아 금방 등에 땀이 배었습니다.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하늘을 덮어 길은 온통 초록 그늘이었습니다.

칠선교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는 나무 계단길. 그늘은 깊은데 습기가 대단했습니다.
칠선교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는 나무 계단길. 그늘은 깊은데 습기가 대단했습니다.

두지동을 지나 사면길로

30분쯤 오르니 두지동 마을 쉼터가 나왔습니다. 두지는 뒤주를 뜻하는 말로, 옛날 가야의 구형왕이 군량미를 두었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고 합니다. 평상에 앉아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숨을 골랐습니다. 여기서부터 선녀탕까지는 계곡과 조금 떨어진 사면길이 이어집니다. 물소리는 계속 아래쪽에서 들리는데 물은 보이지 않는, 조금은 지루한 구간이었습니다. 다만 중간중간 데크 전망 자리에서 계곡 아래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였고, 그날은 하늘이 맑아 흰 구름이 능선 위로 떠 있었습니다.

사면길 데크에서 내려다본 계곡. 물은 아직 멀었지만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
사면길 데크에서 내려다본 계곡. 물은 아직 멀었지만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

사면길이 끝나고 길이 계곡으로 내려서는 순간, 서늘한 공기가 확 밀려왔습니다. 집채만 한 바위들이 물길을 막아선 사이로 물이 이리저리 갈라져 흐르고 있었습니다. 여름 장마 끝이라 수량이 많아 바위를 넘는 물소리가 꽤 컸습니다. 여기서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갔는데, 10초를 못 버틸 만큼 차가웠습니다.

사면길에서 계곡으로 내려선 자리. 바위 사이로 물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흘렀습니다.
사면길에서 계곡으로 내려선 자리. 바위 사이로 물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흘렀습니다.

선녀탕, 그리고 나무 다리 위에서

추성주차장을 떠난 지 한 시간 반쯤 되어 선녀탕에 닿았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일곱 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붙은 자리입니다. 넓적한 암반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짙은 초록빛 소를 이루고 있었는데,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닥의 돌이 다 들여다보였습니다. 소 위로 나무 다리가 하나 걸려 있고, 먼저 온 사람들이 바위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선녀탕 어름의 소. 암반을 타고 내린 물이 초록빛으로 고여 있었습니다.
선녀탕 어름의 소. 암반을 타고 내린 물이 초록빛으로 고여 있었습니다.
소 위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 여기서 20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소 위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 여기서 20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다리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물빛이 하늘빛을 받아 파랗게도, 나무 그림자를 받아 초록으로도 보였습니다. 여기서 20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땀이 식으니 오히려 서늘할 정도였습니다.

옥녀탕 가는 길

선녀탕에서 옥녀탕까지는 멀지 않습니다. 길은 계곡을 바짝 따라가며 크고 작은 폭포를 연달아 지났습니다.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리는 작은 폭포, 넓은 암반 위를 얇게 펼쳐져 흐르는 물, 바위 틈새로 좁게 쏟아지는 물줄기까지, 같은 물인데도 자리마다 표정이 달랐습니다. 사진을 찍느라 걸음이 자꾸 느려졌습니다.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리는 작은 폭포. 물보라잀 얼굴까지 날아왔습니다.
바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내리는 작은 폭포. 물보라잀 얼굴까지 날아왔습니다.
넓은 암반 위로 물이 얇게 펼쳐져 흐르던 자리입니다.
넓은 암반 위로 물이 얇게 펼쳐져 흐르던 자리입니다.

옥녀탕은 선녀탕보다 좀 더 깊고 어두운 느낌이었습니다. 양쪽으로 바위가 높이 솟아 햇빛이 늦게 드는 자리라 물빛도 한층 짙었습니다. 폭포 소리가 골짜기에 울려서 옆 사람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옥녀탕 부근. 양쪽 바위가 높아 한낮인데도 그늘이 깊었습니다.
옥녀탕 부근. 양쪽 바위가 높아 한낮인데도 그늘이 깊었습니다.
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 삼각대를 세우고 한참을 찍었습니다.
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 삼각대를 세우고 한참을 찍었습니다.

비선담, 자유 탐방의 끝

옥녀탕에서 비선담까지는 400m 남짓입니다. 길 끝에 비선담 통제소가 서 있었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길에는 예약 탐방객만 들어갈 수 있다는 안내가 걸려 있었습니다. 칠선폭포, 대륙폭포, 삼층폭포, 마폭포로 이어진다는 상류는 여기서 눈으로만 가늠해야 했습니다. 통제소 아래쪽 바위에 앉아 마지막 폭포를 오래 바띻봤습니다. 물이 바위 턱을 넘어 비단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이 이 계곡이 왜 비경이라 불리는지 말해 주는 듯했습니다.

비선담 아래의 폭포. 비단처럼 흘러내리는 물을 보며 다음에는 상류를 예약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비선담 아래의 폭포. 비단처럼 흘러내리는 물을 보며 다음에는 상류를 예약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었습니다. 사면길은 내리막이라 금방이었지만, 한낮이 되자 습도가 올라 두지동 쉼터에서 다시 한 번 쉬어야 했습니다. 칠선교를 건너 주차장에 돌아오니 낮 12시 반이었습니다. 왕복 8.5km 안팎, 쉬는 시간을 넉넉히 포함해 5시간이 걸렸습니다.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9.7km 중 절반도 못 걸은 셈이지만, 처음 보는 칠선계곡의 물빛은 그것만으로도 오래 남았습니다. 비선담 너머 일곱 폭포는 가을 예약으로 미뤄 두었습니다.

산행 메모
코스: 추성주차장 → 칠선교 → 두지동 → 선녀탕 → 옥녀탕 → 비선담 → 원점회귀 (왕복 8.5km 안팎, 4~5시간)
난이도: 중하 (비선담까지는 계단·데크 정비, 두지동~선녀탕 사면길이 길어 지루함)
주차: 추성주차장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성수기 주말은 이른 도착 권장
추천 시기: 수량이 많은 7~8월. 비선담 상류는 봄·가을 한정 예약 탐방제(국립공원공단 예약, 연도별 일정 확인)
준비물: 물 1.5L 이상, 미끄럼 방지 등산화, 여벌 양말, 상류 구간은 통신이 안 되는 곳이 있어 미리 지도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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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9

한국 100대 명산 총정리 | 등산코스, 산행 정보, 주차, 맛집 완벽 가이드

한국 100대 명산 총정리 — 등산코스, 산행 정보, 주차, 맛집 완벽 가이드

요즘 산에 가 보면 정상석 앞에서 인증 사진 찍으려고 줄 선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대부분 100대 명산 완등에 도전하는 분들이죠. 그냥 다니던 산행도 목표가 생기면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그 목표로 가장 많이 잡는 게 블랙야크 알파인클럽(BAC)의 100대 명산입니다.

그래서 100곳을 지역별로 한 번에 볼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산마다 높이, 대표 코스, 거리·시간·난이도를 같이 적어 뒀습니다. 산 이름을 누르면 제가 운영하는 mountain100.com의 해당 산 페이지로 넘어가는데, 코스 구간별 안내, 들머리 주소, 주차·화장실, 정상 날씨까지 거기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블랙야크 BAC 100대 명산이란

BAC 100대 명산은 블랙야크 알파인클럽에서 운영하는 명산 인증 도전입니다. 산마다 정해진 인증 지점이 있어서,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한 곳씩 완등 기록이 쌓입니다. 혼자 다니는 산행도 기록이 쌓이니 쉽게 그만두게 되지 않더라고요.

목록을 보면 수락산·청계산처럼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동네 산부터 한라산·지리산·설악산 같은 큰 산까지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지리산이 천왕봉·반야봉·바래봉 세 곳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인증 방식이나 인증 지점은 가끔 바뀌니, 출발 전에 블랙야크 공지를 한 번 보고 가세요.

숫자로 보는 100곳

📌 한눈에 보기
· 가장 높은 산: 한라산 1,947m · 가장 낮은 산: 팔봉산 327m
· 가장 많은 지역: 강원 20곳, 전남 12곳, 전북 11곳
· 대표 코스 난이도(mountain100.com 기준): 초급 4 · 중하 14 · 중급 41 · 중상 23 · 상급 15 · 최상급 3

100곳 중 41곳이 중급이고, 초급은 4곳뿐입니다. 숫자만 보면 겁이 날 수도 있는데, 같은 산이라도 어디서 오르느냐에 따라 힘든 정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 「대표 코스」는 가장 많이 다니는 길 하나만 적은 거라, 다른 코스는 산 페이지에서 비교해 보세요.

가을 단풍 능선과 운해를 앞에 두고 정상에서 두 팔을 벌린 등산객
정상에 서는 이 맛에 다음 산을 또 찾게 됩니다

지역별 100대 명산 전체 목록

지역마다 높은 산부터 적었습니다. 산 이름을 누르면 mountain100.com의 산 상세 페이지로 이동하고, 📖 산행기가 붙은 산은 이 블로그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리와 시간은 왕복(원점회귀) 기준이고, 걷는 속도와 날씨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서울·경기·인천 (16곳)

  • 화악산 1,468m · 경기
    대표 코스 화악재 - 실운현 - 중봉 최단 · 10.5km · 4시간 30분 · 중상
  • 명지산 1,267m · 경기
    대표 코스 익근리 - 명지폭포 - 정상 · 12km · 5시간 30분 · 중상
  • 용문산 1,157m · 경기
    대표 코스 용문사 - 마당바위 - 가섭봉 정상 · 8.8km · 5시간 00분 · 중상
  • 연인산 1,068m · 경기
    대표 코스 용추계곡 - 연인산 정상 · 6.5km · 4시간 00분 · 중급
  • 운악산 935m · 경기
    대표 코스 하판리 매표소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만경대 - 동봉 정상 · 7km · 4시간 30분 · 상급
  • 축령산 886m · 경기
    대표 코스 자연휴양림 - 독수리바위 - 축령산 정상 - 절고개 · 6km · 3시간 30분 · 중하
  • 유명산 862m · 경기
    대표 코스 유명산 자연휴양림 - 정상 - 유명계곡 하산 · 8.2km · 4시간 00분 · 중급
  • 북한산 836m · 서울
    대표 코스 백운탐방지원센터 - 백운대 · 4.2km · 3시간 00분 · 중상
  • 천마산 812m · 경기
    대표 코스 천마산관광지 - 천마산 정상 · 6.5km · 3시간 30분 · 중급
  • 도봉산 740m · 서울
    대표 코스 도봉산역 - 도봉서원 - 마당바위 - 자운봉 · 7.2km · 3시간 30분 · 중급
  • 감악산(파주) 675m · 경기
    대표 코스 출렁다리 - 범륜사 - 까치봉 - 감악산 정상 · 6km · 3시간 00분 · 중하
  • 수락산 638m · 서울
    대표 코스 수락산역 - 석림사 - 기차바위(우회) - 정상 · 6.5km · 3시간 00분 · 중급
  • 관악산 629m · 서울
    대표 코스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 자운암 - 연주대 · 5.5km · 3시간 00분 · 중급
  • 청계산 618m · 서울
    대표 코스 원터골 - 매봉 · 6.4km · 3시간 30분 · 중급
  • 소요산 587m · 경기
    대표 코스 소요산역 - 자재암 - 하백운대 - 의상대 정상 · 6.8km · 3시간 30분 · 중하
  • 마니산 472m · 인천
    대표 코스 상방리 관리사무소 - 계단로 - 참성단 - 정상 · 4.8km · 2시간 30분 · 중하

강원 (20곳)

  • 설악산 1,708m · 강원 📖 산행기
    대표 코스 오색 - 대청봉 최단 · 10km · 8시간 30분 · 최상급
  • 계방산 1,577m · 강원 📖 산행기
    대표 코스 운두령 - 전망대 - 정상 · 9.6km · 4시간 30분 · 중상
  • 함백산 1,573m · 강원 📖 산행기
    대표 코스 만항재 - KBS중계소 - 정상 최단 · 3km · 1시간 30분 · 초급
  • 태백산 1,567m · 강원 📖 산행기
    대표 코스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8km · 4시간 00분 · 중급
  • 오대산 1,563m · 강원
    대표 코스 상원사 - 적멸보궁 - 비로봉 · 7km · 3시간 30분 · 중급
  • 가리왕산 1,561m · 강원
    대표 코스 장구목이 - 정상 - 케이블카 하산 · 8.4km · 5시간 00분 · 상급
  • 방태산 1,444m · 강원
    대표 코스 자연휴양림 - 이단폭포 - 매봉령 - 주억봉 정상 · 10.2km · 5시간 00분 · 상급
  • 두타산 1,353m · 강원
    대표 코스 무릉계곡 - 베틀바위 산성길 - 정상 · 12.5km · 6시간 30분 · 상급
  • 백덕산 1,350m · 강원
    대표 코스 문재 - 백덕산 정상 · 7.5km · 4시간 30분 · 중상
  • 노인봉 1,338m · 강원
    대표 코스 진고개 휴게소 - 노인봉 정상 - 소금강 계곡 · 13.5km · 6시간 00분 · 중급
  • 치악산 1,288m · 강원
    대표 코스 구룡사 - 세렴폭포 - 사다리병창 - 비로봉 · 10.8km · 5시간 30분 · 상급
  • 덕항산 1,071m · 강원
    대표 코스 대이리 - 환선굴 - 덕항산 정상 · 8km · 5시간 00분 · 중상
  • 가리산 1,051m · 강원
    대표 코스 가리산 자연휴양림 - 무쇠말재 - 정상 · 7.2km · 4시간 00분 · 중급
  • 태화산 1,027m · 강원
    대표 코스 흥교리 - 태화산 정상 · 8.5km · 5시간 00분 · 중상
  • 감악산(원주) 945m · 강원
    대표 코스 황둔리 계곡 - 창촌 - 감악봉 정상 · 6.5km · 3시간 30분 · 중급
  • 백운산(동강) 883m · 강원
    대표 코스 제장마을 - 백운산 정상 - 동강전망대 · 6.5km · 4시간 00분 · 중급
  • 용화산 878m · 강원
    대표 코스 큰고개 주차장 - 만장봉 - 촛대바위 - 용화산 정상 · 4.2km · 2시간 30분 · 중급
  • 오봉산 778m · 강원
    대표 코스 배후령 - 오봉산 정상 - 청평사 · 6.8km · 4시간 00분 · 중급
  • 삼악산 654m · 강원
    대표 코스 의암매표소 - 상원사 - 용화봉 - 등선폭포 · 6km · 3시간 30분 · 중상
  • 팔봉산 327m · 강원
    대표 코스 1봉~8봉 능선 순환 · 3.2km · 2시간 30분 · 중하

충북 (11곳)

  • 소백산 1,439m · 충북
    대표 코스 어의곡 - 비로봉 능선 · 10.2km · 5시간 00분 · 중급
  • 민주지산 1,242m · 충북
    대표 코스 물한계곡 - 황룡사 - 삼도봉 - 석기봉 - 정상 · 13.5km · 6시간 00분 · 중상
  • 월악산 1,097m · 충북
    대표 코스 덕주사 - 마애불 - 영봉 철계단 - 영봉 정상 · 9.6km · 5시간 30분 · 상급
  • 속리산 1,058m · 충북
    대표 코스 법주사 - 세조길 - 문장대 - 천왕봉 · 13km · 6시간 00분 · 중상
  • 조령산 1,026m · 충북
    대표 코스 이화령 고개 - 조령산 정상 최단 · 6km · 3시간 00분 · 중급
  • 금수산 1,016m · 충북
    대표 코스 상학주차장 - 남근석공원 - 정상 · 7km · 4시간 00분 · 중급
  • 청화산 970m · 충북
    대표 코스 늘재 - 청화산 정상 · 6km · 3시간 30분 · 중상
  • 도락산 964m · 충북
    대표 코스 상선암 - 제형봉 - 채운봉 - 정상 · 6.8km · 4시간 30분 · 중상
  • 구병산 876m · 충북
    대표 코스 위성리 - 구병산 정상 · 7.5km · 4시간 30분 · 중상
  • 칠보산 778m · 충북
    대표 코스 떡바위 - 청석재 - 정상 - 활목고개 - 절말 · 7km · 4시간 00분 · 중하
  • 천태산 715m · 충북
    대표 코스 영국사 주차장 - 영국사 - A코스(75m 밧줄암벽) - 정상 - D코스 하산 · 5.5km · 3시간 30분 · 중급

충남 (7곳)

  • 대둔산 878m · 충남 📖 산행기
    대표 코스 케이블카 - 금강구름다리 - 삼선계단 - 마천대 · 3.5km · 2시간 30분 · 중급
  • 계룡산 845m · 충남
    대표 코스 동학사 - 은선폭포 - 관음봉 정상 · 8.8km · 4시간 30분 · 중급
  • 오서산 791m · 충남
    대표 코스 상담마을 - 정암사 - 억새능선 - 오서산 정상 · 8km · 4시간 00분 · 중하
  • 광덕산 699m · 충남 📖 산행기
    대표 코스 광덕사 주차장 - 광덕사 - 장군바위 - 광덕산 정상 - 원점회귀 · 6.2km · 3시간 20분 · 중급
  • 가야산(서산) 678m · 충남
    대표 코스 개심사 - 가야산 정상 · 5.5km · 3시간 00분 · 중하
  • 칠갑산 561m · 충남
    대표 코스 천장호 출렁다리 - 칠갑산 정상 - 칠갑광장 · 8.5km · 3시간 30분 · 중하
  • 용봉산 381m · 충남
    대표 코스 용봉산 자연휴양림 - 용봉사 - 병풍바위 - 용봉산 정상 - 악귀봉 · 4.5km · 2시간 30분 · 초급

전북 (11곳)

  • 덕유산 1,614m · 전북
    대표 코스 구천동 계곡 - 백련사 - 향적봉 · 17km · 6시간 30분 · 중급
  • 장안산 1,237m · 전북
    대표 코스 무령고개 - 장안산 정상 · 6km · 3시간 30분 · 중급
  • 지리산(바래봉) 1,165m · 전북 📖 산행기
    대표 코스 국립축산과학원 - 바래봉 정상 · 5km · 3시간 00분 · 중하
  • 운장산 1,126m · 전북
    대표 코스 피암목재 - 활목재 - 서봉(칠성봉) - 운장산 운장대 정상 · 6.2km · 4시간 00분 · 상급
  • 구봉산 1,002m · 전북
    대표 코스 구봉산 주차장 - 1봉~4봉 - 구름다리 - 9봉 천황봉 정상 · 6.5km · 4시간 30분 · 상급
  • 모악산 793m · 전북
    대표 코스 구이 모악산 관광단지 - 대원사 - 수왕사 - 정상 · 7km · 3시간 30분 · 중급
  • 내장산 763m · 전북
    대표 코스 내장사 - 신선봉 (주봉) - 서래봉 순환 · 10km · 5시간 00분 · 중급
  • 방장산 743m · 전북
    대표 코스 장성 양고살재 - 방장사 - 정상 - 억새봉 · 7km · 3시간 30분 · 중상
  • 마이산 686m · 전북
    대표 코스 남마이산 탑사 - 은수사 - 암마이봉 · 4.5km · 2시간 30분 · 초급
  • 변산 459m · 전북 📖 산행기
    대표 코스 남여치 - 직소폭포 - 내소사 · 8km · 4시간 30분 · 중급
  • 선운산 336m · 전북
    대표 코스 선운사 - 도솔암 - 낙조대 - 수리봉 정상 · 8.5km · 3시간 00분 · 중하

전남·광주 (13곳)

  • 지리산(반야봉) 1,732m · 전남
    대표 코스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14km · 8시간 00분 · 최상급
  • 백운산(광양) 1,222m · 전남
    대표 코스 동동마을 - 병암계곡 - 상백운암 - 상봉 정상 · 8.2km · 4시간 30분 · 상급
  • 무등산 1,187m · 광주
    대표 코스 원효사 - 무등산 옛길 - 서석대 정상 · 10.5km · 4시간 30분 · 중급
  • 조계산 884m · 전남
    대표 코스 선암사 - 굴목재 - 장군봉 정상 - 송광사 횡단 · 11.2km · 5시간 00분 · 중급
  • 월출산 809m · 전남 📖 산행기
    대표 코스 천황사 - 구름다리 - 사자봉 - 천황봉 정상 · 6.6km · 4시간 30분 · 상급
  • 백암산 741m · 전남
    대표 코스 백양사 - 상왕봉 · 7km · 4시간 00분 · 중급
  • 동악산 735m · 전남
    대표 코스 도림사 - 동악산 정상 · 6km · 3시간 30분 · 중급
  • 천관산 723m · 전남
    대표 코스 도립공원 주차장 - 양근암 - 연대봉 정상 - 환희대 - 장천재 · 8km · 4시간 00분 · 중급
  • 두륜산 700m · 전남 📖 산행기
    대표 코스 대흥사 - 두륜산 케이블카 - 고계봉 · 5.5km · 3시간 00분 · 중하
  • 팔영산 608m · 전남 📖 산행기
    대표 코스 능가사 - 1봉(유영봉) - 8봉(적취봉) - 깃대봉(정상) - 능가사 · 8.5km · 4시간 30분 · 상급
  • 불갑산 516m · 전남
    대표 코스 불갑사 - 동백골 - 해불암 - 연실봉 정상 · 5.5km · 3시간 00분 · 중하
  • 달마산 489m · 전남
    대표 코스 미황사 - 달마고도 - 도솔봉 · 6.5km · 4시간 00분 · 중상
  • 덕룡산 433m · 전남
    대표 코스 소석재 - 동봉 - 서봉(정상) · 4.8km · 3시간 30분 · 상급

경북·대구 (11곳)

  • 팔공산 1,193m · 대구
    대표 코스 갓바위 관음사 - 갓바위 부처님 - 비로봉 (국립공원) · 8.5km · 4시간 00분 · 중급
  • 황악산 1,111m · 경북
    대표 코스 직지사 - 운수암 - 형제봉 - 비로봉 정상 · 10.5km · 4시간 30분 · 중급
  • 주흘산 1,106m · 경북
    대표 코스 문경새재 1관문 - 여궁폭포 - 주봉(정상) - 영봉 · 9.5km · 4시간 30분 · 중상
  • 비슬산 1,084m · 대구
    대표 코스 유가사 - 대견사 - 참꽃 군락지 - 천왕봉 정상 · 9km · 4시간 30분 · 중급
  • 응봉산 999m · 경북
    대표 코스 덕구온천 - 용소폭포 - 원탕 - 정상 · 12.6km · 5시간 30분 · 중상
  • 금오산 976m · 경북
    대표 코스 금오산 관리사무소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현월봉 정상 · 7.2km · 4시간 00분 · 중급
  • 대야산 931m · 경북
    대표 코스 용추계곡 - 밀재 - 대야산 정상 · 7.5km · 4시간 30분 · 상급
  • 청량산 870m · 경북 📖 산행기
    대표 코스 입석 - 청량사 - 하늘다리 - 장인봉 · 7.2km · 4시간 30분 · 중급
  • 주왕산 720m · 경북 📖 산행기
    대표 코스 상의주차장 - 대전사 - 주왕계곡 - 용추폭포 - 주봉 정상 · 8.8km · 4시간 00분 · 중급
  • 내연산 711m · 경북 📖 산행기
    대표 코스 보경사 - 12폭포 계곡 - 삼지봉 · 9km · 5시간 00분 · 중상
  • 남산 494m · 경북
    대표 코스 삼릉 - 삼릉계곡 마애불 - 금오산 정상 - 용장골 · 6.8km · 3시간 30분 · 초급

경남·부산·울산 (10곳)

  • 지리산(천왕봉) 1,915m · 경남
    대표 코스 중산리 - 천왕봉 최단 · 10.8km · 8시간 00분 · 최상급
  • 가야산(합천) 1,430m · 경남 📖 산행기
    대표 코스 백운동 - 만물상 - 상왕봉 · 8.8km · 5시간 30분 · 중상
  • 가지산 1,241m · 울산
    대표 코스 석남고개 - 쌀바위 - 가지산 정상 · 6.8km · 3시간 30분 · 중상
  • 황석산 1,192m · 경남
    대표 코스 우전마을 - 황석산성 - 황석산 정상 · 7km · 4시간 30분 · 상급
  • 신불산 1,159m · 울산
    대표 코스 간월재 - 신불산 정상 - 공룡능선 · 8.5km · 4시간 30분 · 중상
  • 황매산 1,113m · 경남 📖 산행기
    대표 코스 황매산 군립공원 오토캠핑장 - 철쭉 군락지 - 황매산 정상 · 5.5km · 2시간 30분 · 중하
  • 재약산 1,108m · 경남
    대표 코스 표충사 - 층층폭포 - 사자평 억새 - 수미봉 정상 · 10km · 5시간 00분 · 중상
  • 천성산 920m · 경남
    대표 코스 내원사 - 성불암계곡 - 천성산 정상 · 8km · 4시간 30분 · 중급
  • 금정산 802m · 부산
    대표 코스 범어사 - 북문 - 고당봉 · 6km · 4시간 00분 · 중급
  • 화왕산 757m · 경남
    대표 코스 자하곡 훈련원 - 화왕산성 - 정상 - 억새평원 · 6.5km · 3시간 30분 · 중급

제주 (1곳)

  • 한라산 1,947m · 제주
    대표 코스 성판악 - 백록담 · 19.2km · 9시간 00분 · 상급

난이도로 고르는 첫 산

처음이라면 대표 코스가 초급인 4곳부터 시작해 보세요.

함백산은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차로 오를 수 있는 만항재가 이미 높아 정상까지 1시간 30분 안팎이면 도착합니다. 짧게 걸으면서도 높은 산 능선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제가 자주 권하는 산입니다. 그다음은 중하·중급 산으로 넘어가 등력을 키우면 됩니다.

최상급은 지리산(천왕봉)(10.8km, 8시간 00분)·설악산(10km, 8시간 30분)·지리산(반야봉)(14km, 8시간 00분) 세 곳입니다. 하루 8시간 안팎을 걸어야 하니, 중급·상급 산을 몇 군데 다녀와서 몸이 준비됐을 때 도전하세요. 난이도별 순서는 mountain100.com의 난이도별 100대 명산 로드맵에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계절별 산행 정보

봄 — 철쭉과 진달래

지리산(바래봉)(산행기), 황매산, 소백산은 봄 철쭉으로 이름난 산입니다. 비슬산의 대견사 참꽃 군락도 이 무렵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꽃 피는 시기는 해마다 1~2주씩 차이가 나니, 출발 전에 지자체나 국립공원 개화 소식을 꼭 확인하세요.

여름 — 계곡을 끼고 오르는 산

한여름엔 땡볕 능선보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코스가 훨씬 낫습니다. 내연산의 12폭포 계곡(산행기), 덕유산의 구천동 계곡, 노인봉에서 소금강으로 내려가는 길, 두타산의 무릉계곡이 대표적입니다. 여름 계곡은 소나기 한 번에 물이 금방 불어납니다. 물이 차오르면 절대 건너지 말고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세요.

가을 — 단풍과 억새

단풍은 설악산, 내장산, 주왕산(산행기), 억새는 화왕산, 재약산의 사자평, 오서산이 손꼽힙니다. 단풍 절정 주말에는 주차장이 아침 일찍 차니, 해 뜰 무렵 도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낫습니다.

겨울 — 상고대와 눈꽃

덕유산 향적봉, 태백산(산행기), 함백산(산행기), 계방산(산행기)은 겨울 상고대로 유명합니다. 아이젠과 보온 장비는 필수입니다. 겨울은 해가 짧아서, 저는 하산 시각부터 정해 두고 출발합니다.

⚠️ 봄·가을 산불조심기간에는 국립공원과 일부 산의 탐방로가 통제됩니다. 출발 전 국립공원공단 탐방로 통제 현황을 꼭 확인하세요. mountain100.com 산 페이지에서도 국립공원 통제 현황과 정상 기준 실시간 날씨·미세먼지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주차와 대중교통

산에 다니다 보면 주차 때문에 애먹는 날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새벽같이 출발했는데 주차장이 꽉 차 있으면 시작부터 힘이 빠지죠. 제가 출발 전에 꼭 챙겨 보는 것들을 적어 둡니다.

  • 국립공원 대형 주차장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반면 덕유산 구천동, 태백산 유일사, 소백산 어의곡처럼 무료로 운영되는 들머리 주차장도 있습니다.
  • 성수기 주말은 이른 아침에 찹니다. 내장산은 단풍철, 북한산은 주말마다 매우 혼잡합니다.
  • 종주 코스는 차량 회수를 먼저 계획하세요. 들머리와 날머리가 다르면 하산 후 택시나 버스로 출발지로 돌아와야 합니다. 처음 가는 산이라면 원점회귀 코스가 편합니다.
  •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산도 많습니다. 북한산(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 청계산(4호선 선바위역·신분당선), 수락산(수락산역)은 차 없이 다녀오기 좋습니다.
  • 내비게이션에는 산 이름 대신 들머리 주소를 넣으세요. 산 이름으로 찍으면 엉뚱한 반대편 들머리로 안내되는 일이 잦습니다. mountain100.com 산 페이지의 「들머리와 편의시설」에 지번 주소·주차·화장실·대중교통이 정리돼 있습니다.

주차 요금과 운영 방식은 현장에서 자주 바뀝니다. 다녀오신 뒤 달라진 점이 있으면 mountain100.com으로 알려 주시면 바로 고칩니다.

준비물 체크리스트

🎒 기본 발목을 잡아 주는 등산화 · 등산 스틱 · 물(여름엔 넉넉히) · 행동식(초콜릿·견과류) · 바람막이 · 보조배터리
🌙 긴 코스 헤드랜턴(최상급 코스는 새벽 출발이 흔합니다) · 여벌 양말 · 간단한 구급품
❄️ 겨울 아이젠 · 보온 장갑과 모자 · 보온병 · 방한 상의
🆘 안전 사고가 나면 119에 등산로 표지목의 국가지점번호를 알려 주세요. 구조대가 위치를 가장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완등 순서 짜는 법

100곳을 처음부터 다 계획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는 곳 가까운 산부터 시작하고, 멀리 갈 때는 그 지역 산 두세 곳을 묶어서 1박 2일로 다녀오면 기름값도 시간도 아낄 수 있습니다.

지리산은 천왕봉·반야봉·바래봉이 각각 한 곳이라, 천왕봉 한 번 다녀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바래봉은 철쭉 개화기에 맞춰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한라산처럼 탐방 예약이 필요한 산은 날짜를 먼저 잡아 두세요. 예약 방법은 mountain100.com의 국립공원 탐방 예약 가이드에 정리돼 있습니다.

mountain100.com 목록 화면에서 BAC 필터를 켜면 이 100곳만 걸러 볼 수 있고, 완등 도장깨기에서 BAC 진행률을 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증 사진을 찍고 내려와 도장을 하나씩 채우면, 진행률을 관리하며 완등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100곳 완등은 몇 년이 걸리는 긴 여정입니다. 그래도 시작은 이번 주말 산 하나입니다. 목록에서 끌리는 산 하나 골라 코스와 주차부터 확인해 보세요. 산에서 뵙겠습니다.

대한민국 명산의 코스·들머리·주차·실시간 날씨는 mountain100.com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6/10/15

내연산, 보경사 12폭포 계곡길 따라 관음폭포와 연산적교를 건너는 포항의 여름 산행

7월 마지막 주, 더위를 피해 갈 곳을 고르다 물이 많은 계곡으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내연산은 주봉인 삼지봉이 710m, 가장 높은 향로봉이 930m로 높이만 보면 수수한 산입니다. 그런데 이 산을 산림청 100대 명산에 올려놓은 것은 봉우리가 아니라 보경사에서 시작되는 계곡입니다. 열두 개의 폭포가 이어지는 이 골짜기는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고, 2023년에는 이름이 내연산보경사 시립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겸재 정선이 청하현감으로 있던 1733년에서 1735년 사이에 이곳 폭포를 그려 '내연삼용추도'를 남겼다는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더 미룰 이유가 없었습니다.

관음폭포 아래 소에서 올려다본 연산적교
관음폭포 아래 소에서 올려다본 연산적교. 이 장면 하나를 보려고 포항까지 왔습니다.

보경사에서 출발

아침 7시 반, 보경사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주차장은 넓고 무료였고, 2023년 5월부터는 보경사 입장료도 없어져 매표소 앞을 그냥 지나갔습니다. 기온은 벌써 25도를 넘었고 공기가 축축해 걷기도 전에 등이 젖기 시작했습니다. 602년 신라 지명법사가 세웠다는 보경사 담장을 끼고 계곡길로 들어서니 물소리가 먼저 따라붙었습니다. 초반 길은 거의 평지라 숨 고를 일이 없었습니다. 1.2km쯤 걸어 문수봉 갈림길을 지나고 300m를 더 가자 첫 번째 폭포인 상생폭포가 나왔습니다. 두 줄기가 나란히 떨어지는 모습이 이름 그대로였습니다. 이어서 보현폭포, 삼보폭포까지는 길이 순해서 산책하듯 걸었습니다.

상생폭포를 지나 만난 작은 물줄기
상생폭포를 지나 만난 작은 물줄기. 셔터를 길게 열어 두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잠룡폭포를 지나 관음폭포로

삼보폭포를 지나면서 계곡이 눈에 띄게 좁아졌습니다. 양쪽으로 벼랑이 높아지고 길은 바위 위를 타고 돌았습니다. 네 번째 잠룡폭포는 영화 '남부군'을 찍은 곳으로 알려진 자리인데, 소 색깔이 짙은 초록이라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 번째 폭포를 지나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시야가 열리면서 관음폭포가 나타났습니다. 두 줄기로 떨어지는 쌍폭 옆에 관음굴이라는 큰 굴이 뚫려 있고, 그 위로 주황색 다리가 협곡을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연산적교였습니다. 굴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폭포 물줄기가 바로 눈앞에서 떨어졌고, 굴 안은 바깥보다 몇 도는 서늘했습니다. 여기까지 땀을 흘린 보람이 한 번에 돌아오는 자리였습니다.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연산적교
협곡 위를 가로지르는 연산적교. 관음굴 입구에서 찍었습니다.
좁은 협곡 안쪽의 폭포와 하늘
좁은 협곡 안쪽, 벼랑 사이로 하늘이 한 줄기만 보였습니다.

연산적교를 건너 연산폭포로

다리 위에서는 카메라를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발아래로 관음폭포가 내려다보이고 다리가 발걸음마다 조금씩 울렁거려서, 난간을 잡고 앞만 보고 건넜습니다. 다리를 건너 바위 모퉁이를 돌자 일곱 번째 폭포인 연산폭포가 나왔습니다. 열두 폭포 가운데 가장 큰 폭포로, 높이가 30m 안팎인 물줄기가 학소대라 부르는 절벽 아래로 한 번에 떨어졌습니다. 물보라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안경이 금세 젖었습니다. 이 일대 폭포들은 2021년 '포항 내연산 폭포'라는 이름으로 국가 명승 지정이 예고됐을 만큼 경관을 인정받은 곳인데, 앞에 서 보니 왜 그런지 설명이 필요 없었습니다. 폭포 옆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작은 물줄기 앞에 앉아 20분을 보냈습니다.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발을 담그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선일대에 올라

관음폭포 옆 벼랑 위에는 선일대라는 자리가 있고 꼭대기에 정자가 하나 올라앉아 있습니다. 오르는 길은 짧지만 가팔라서, 오늘 산행에서 유일하게 숨이 턱까지 찬 구간이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땀이 눈으로 흘러들어 몇 번이나 멈춰 닦아야 했습니다. 정자에 올라서니 조금 전 건넌 연산적교가 장난감처럼 작게 내려다보였고, 그 아래 소의 초록빛이 벼랑 사이로 들여다보였습니다. 멀리는 주변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졌습니다. 정자 그늘에 앉아 물을 반 병 비우고 바람을 맞으니 올라온 수고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선일대에서 내려다본 계곡과 연산적교
선일대에서 내려다본 계곡. 조금 전 건넌 연산적교가 벼랑 사이에 걸려 있었습니다.

다시 관음폭포 소 앞에서

선일대에서 내려와 다시 관음폭포 아래 소로 갔습니다. 물가 바위에 앉아 올려다보니 방금 서 있던 정자가 벼랑 끝에 작게 보였습니다. 소 주변은 사방이 절벽이라 햇볕이 한낮에도 잠깐만 들고, 바위에 등을 기대고 있으면 물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리 아래로 가서 주황색 기둥을 올려다보고, 머리 위를 덮은 절벽에 기대 누워 하늘을 보고, 그렇게 30분을 더 보냈습니다. 이 소 앞에서 보낸 시간이 오늘 산행에서 제일 길었습니다.

소 앞에서 올려다본 벼랑과 선일대 정자
소 앞에서 올려다본 벼랑. 꼭대기의 정자가 방금 서 있던 선일대입니다.
연산적교 아래에서 올려다본 주황색 기둥
연산적교 아래에서 올려다본 기둥. 위에서 건널 때보다 아래에서 보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머리 위를 덮은 절벽과 하늘
머리 위를 덮은 절벽. 바위에 기대 누워서 찍었습니다.

보경사로 하산

열두 폭포를 다 보려면 은폭포 너머로 더 올라가야 하지만, 오늘은 연산폭포에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온 길 그대로였는데, 오후가 되자 계곡에 물놀이 온 가족들이 늘어 아침과는 전혀 다른 골짜기가 돼 있었습니다. 보경사 앞 주차장에 돌아오니 오후 1시 조금 전, 사진 찍고 앉아 쉰 시간을 다 합쳐 다섯 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걸은 거리는 7km 안팎, 고도는 거의 올리지 않은 산행이었습니다. 정상 없이도 이렇게 꽉 찬 하루가 되는 산은 흔치 않습니다. 가을 단풍 때와 겨울 빙폭 때 두 번은 더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차에 올랐습니다.

돌아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돌아본 협곡과 연산적교
돌아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돌아본 협곡과 연산적교.
산행 메모
코스: 보경사 – 상생폭포 – 잠룡폭포 – 관음폭포 – 연산적교 – 연산폭포 – 선일대 – 보경사 원점회귀, 약 7km·휴식 포함 4~5시간(쉬지 않고 걸으면 3시간 안팎)
난이도: 하~중. 계곡길은 평탄하지만 선일대 오르막은 짧고 가파릅니다.
주차: 보경사 공영주차장(무료, 대형). 보경사 입장료는 2023년 5월부터 없습니다.
추천 시기: 여름 신록과 물놀이, 가을 단풍, 겨울 빙폭. 봄·가을 산불조심기간에는 일부 구간이 통제될 수 있으니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준비물: 물 1L 이상, 미끄럼에 강한 신발, 땀 수건, 벌레 기피제, 간식

대한민국의 다른 명산 산행기는 mountain100.com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6/10/12

내변산, 눈 쌓인 직소폭포에서 관음봉까지 걷는 변산반도의 겨울 산행

겨울에 폭포를 보러 산에 가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내변산은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눈 온 다음 날 찍힌 직소폭포 사진 한 장을 보고 나서, 그 주 토요일 새벽에 부안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1971년 도립공원으로 출발해 1988년 국립공원이 된 곳이고, 산과 바다를 한 공원 안에 품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2023년에는 전북 서해안 일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됐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 산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해발 424m의 관음봉까지 한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고, 그 길 위에 30m 폭포와 천년 절이 나란히 놓여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소폭포로

아침 여덟 시 반, 내소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택시로 내변산 탐방지원센터까지 넘어갔습니다. 기온은 영하 3도 안팎이었고 바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자동 주차장에서 자연보호헌장탑을 지나 직소보 옆길을 걷는 동안은 거의 평지라 몸이 더워질 틈이 없었고, 선녀탕과 분옥담이 이어지는 골짜기로 들어서면서야 숨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탐방지원센터에서 폭포까지 약 2.3km, 안내판에는 50분이라 적혀 있었는데 눈길이라 한 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직소폭포는 소문대로였습니다. 약 30m 높이에서 한 줄기로 떨어진 물이 옥빛 소에 고여 있고, 양쪽 바위벽과 나무에는 전날 내린 눈이 그대로 얹혀 있었습니다. 2020년에 명승(제116호)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은 나중에 찾아보고 알았는데, 그 자리에 서 보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직소폭포 앞에서 찍었습니다. 옥빛 소 위로 눈을 얹은 바위벽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직소폭포 앞에서 찍었습니다. 옥빛 소 위로 눈을 얹은 바위벽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소 가장자리를 따라 자리를 옮겨 가며 한참을 찍었습니다. 겨울이라 수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물줄기가 곧게 떨어진다는 이름의 뜻이 오히려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여기서 20분 가까이 머물렀습니다. 손이 시려 장갑을 벗었다 꼈다 하면서도 자리를 뜨기가 아쉬웠습니다.

각도를 바꿔 다시 한 장. 물줄기가 곧게 떨어진다고 해서 직소입니다.
각도를 바꿔 다시 한 장. 물줄기가 곧게 떨어진다고 해서 직소입니다.

재백이고개, 그리고 내려다본 내소사

폭포에서 재백이고개까지는 1.5km입니다. 완만하던 길이 고개 직전에서 급해집니다. 눈이 다져져 미끄러운 구간이 몇 군데 있어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찼습니다. 고개를 넘어 관음봉 삼거리로 붙는 능선길이 이 코스의 고비였습니다. 바위에 쌓인 눈을 밟으며 올라서는데, 손끝이 시린 것과 등이 땀에 젖는 것이 동시에 왔습니다.

삼거리 못 미쳐 바위가 트이는 자리에서 발아래로 내소사가 보였습니다. 눈을 인 기와지붕들이 골짜기 안에 가지런히 앉아 있었습니다. 백제 때 창건됐다고 전하는 절을 이 높이에서 내려다보니, 산이 절을 품고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능선에서 내려다본 내소사. 눈 덮인 지붕들이 골짜기 안에 가지런했습니다.
능선에서 내려다본 내소사. 눈 덮인 지붕들이 골짜기 안에 가지런했습니다.

그 지붕들을 보고 있으니 아침 생각이 났습니다. 차를 세우고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걸어 본 절 진입로에는 나무들이 눈을 이고 서 있었고, 그 너머로 바위 봉우리가 올려다보였습니다. 그때는 저 위까지 올라간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찍은 내소사 진입로입니다. 나무 너머로 바위 봉우리가 올려다보였습니다.
아침에 찍은 내소사 진입로입니다. 나무 너머로 바위 봉우리가 올려다보였습니다.

관음봉 정상

관음봉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0.6km입니다. 짧지만 바위 구간이 이어집니다. 눈을 인 기암이 능선을 따라 늘어선 모습은 400m대 산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약 508m)이지만 출입이 제한돼 있어, 관음봉이 사실상 정상 노릇을 합니다.

관음봉 삼거리를 지나 올라서며 찍었습니다. 눈을 인 바위 능선이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관음봉 삼거리를 지나 올라서며 찍었습니다. 눈을 인 바위 능선이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벼랑 아래에서 올려다본 바위는 켜켜이 쌓은 책 같았습니다. 틈마다 눈이 끼어 있어 층이 더 또렷했습니다. 바위를 잡고 오르는 손이 차가웠지만, 이런 바위를 밟으러 겨울 산에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려다본 바위 벼랑. 틈마다 눈이 끼어 있었습니다.
올려다본 바위 벼랑. 틈마다 눈이 끼어 있었습니다.

정상 표지석 앞에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눈 덮인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졌고, 사진을 몇 장 찍고 나니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아 주머니에 넣고 한동안 서 있었습니다. 열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관음봉에서 본 눈 덮인 산줄기입니다. 손이 시려 오래 서 있지는 못했습니다.
관음봉에서 본 눈 덮인 산줄기입니다. 손이 시려 오래 서 있지는 못했습니다.

세봉 능선, 들녘과 바다

하산은 세봉 쪽으로 돌았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서자 바람이 잦아들고 햇살이 등을 데웠습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능선이 내려앉고, 그 끝 들녘 너머로 바다가 희끗하게 빛났습니다. 곰소만 쪽이라고 했습니다. 눈은 북사면에만 남아 있어서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겨울 들녘의 누런빛이, 북쪽으로 돌리면 흰빛이 번갈아 보였습니다.

소나무 가지 너머의 능선과 들녘. 멀리 바다가 희끗했습니다.
소나무 가지 너머의 능선과 들녘. 멀리 바다가 희끗했습니다.
겹겹이 이어지는 능선. 눈은 북사면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겹겹이 이어지는 능선. 눈은 북사면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세봉 가까운 바위에 앉아 보온병의 물을 따르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들녘이 발아래 펼쳐지고, 멀리 산줄기 사이로 마을이 보였습니다. 바위가 햇볕에 데워져 있어 삼십 분을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내변산을 왜 산림청 100대 명산에 넣었는지, 이 바위 하나로도 설명이 됐습니다.

바위에서 내려다본 들녘입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삼십 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바위에서 내려다본 들녘입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삼십 분을 앉아 있었습니다.
골짜기와 능선이 만나는 자리.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골짜기와 능선이 만나는 자리.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내소사로 하산

세봉 삼거리에서 내소사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에 눈이 얼어 있어 카메라를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이젠을 끝까지 차고 나무를 잡아 가며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절 마당을 지나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약 600m의 전나무 숲길은 눈이 녹아 길이 질었지만, 산에서 내려온 다리에는 그 평지가 선물 같았습니다. 총 약 7km, 쉬엄쉬엄 네 시간 반. 폭포와 바위와 절을 하루에 다 보고 내려온 날이었습니다.

산행 메모
코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 직소폭포 → 재백이고개 → 관음봉 삼거리 → 관음봉 → 세봉 → 내소사 (약 7km, 4시간 30분 안팎)
난이도: 중. 재백이고개~관음봉 삼거리 오르막과 세봉~내소사 내리막이 가파릅니다.
주차: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정액제 유료) 또는 내소사 주차장(시간제 유료). 두 지점 사이는 택시로 이동했습니다.
추천 시기: 눈 온 다음 날의 겨울. 가을 단풍철과 비 온 뒤의 폭포도 좋습니다.
준비물: 아이젠·스패츠 필수, 장갑 여벌, 보온병, 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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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 우이동에서 하루재·백운산장 지나 쇠난간 잡고 오른 서울의 가을 단풍 산행

북한산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100대 명산인데도, 정작 백운대를 단풍이 절정일 때 올라본 적이 없었습니다. 늘 봄이나 초여름에만 다녀왔습니다. 10월 셋째 주 토요일, 전날 밤 예보에 미세먼지 없이 맑다는 말이 떠서 새벽에 알람을 맞췄습니다. 이번에...